몸캠피싱: '제 아들은 6시간 만에 목숨을 끊었습니다' - BBC News 코리아 (2024)

미국에 사는 젠 부타는 아들이 ‘몸캠피싱’ 범죄자들의 표적이 된 지 6시간 만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후 줄곧 이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높이기 위한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 2022년, 나이지리아에 사는 사무엘, 삼손 오고시 형제는 비슷한 나이의 매력적인 소녀인 척 위장해 부타의 아들인 조던 드메이(17)에게 접근했다. 이후 드메이의 성적인 사진으로 협박하기 시작했고, 드메이는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그렇게 아들을 잃은 부타는 현재 아들이 자신을 위해 개설해 준 ‘틱톡’ 계정을 통해 청소년들을 상대로 특히 나이지리아에서 성행하는 이러한 범죄에 대해 알리고 있다. 부타가 올린 영상에 달린 ‘좋아요’만 해도 100만 개가 넘어간다.

한편 나이지리아 경찰 측은 BBC와의 인터뷰를 통해 당국이 이러한 범죄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의혹은 “터무니없다”며 반박했다.

각각 20, 22세였던 오고시 형제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드메이에게 접근해 성적인 사진을 보냈다. 이후 드메이에게도 스스로 성적인 사진을 찍어 보내도록 설득했다.

그렇게 드메이가 사진을 보내오자 오고시 형제는 드메이에게 돈을 보내지 않으면 이 사진을 온라인에 공개해버리겠다고 협박했다.

자신은 더 이상 돈을 보낼 수 없으며,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도 있다는 드메이에게 오고시 형제는 “그러면 빨리해라. 아니면 그렇게 하도록 해주겠다”고 답했다.

나이지리아 라고스에서 체포된 오고시 형제는 미국으로 송환돼 유죄를 인정했으며, 현재 선고를 기다리고 있다.

미 북부 미시간주에 사는 부타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아들이 이들과 대화를 나누고 목숨을 끊기까지는 6시간도 채 걸리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온라인 각본 같은 게 존재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각본을 따라 상대를 압박하죠.”

“그리고 이들은 빠르게 일은 진행합니다. 왜냐하면 최대한 많은 이들에게 접근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몸캠피싱 범죄는 주로 소년 혹은 젊은 남성들을 노린다.

지난 4월 호주의 한 남학생이 자살한 이후 나이지리아 출신 남성 2명이 체포됐으며, 일본에서도 나이지리아와 관련된 비슷한 사건이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아울러 미국의 범죄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이러한 범죄는 2배 이상 급증한 2만6700건으로 집계됐다. 아울러 지난 2년간 이러한 사건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소년은 최소 27명이다.

한편 이번 주 영국 런던에선 나이지리아 ‘국립 사이버 범죄 센터’ 담당자들이 영국 ‘국립 범죄청(NCA)’ 담당자들과 만나 몸캠피싱과 같은 사이버 범죄에 대한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NCA는 지난달 학교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이러한 사이버 범죄가 증가하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주로 서아프리카 국가 혹은 동남아시아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해외 범죄 집단이 몸캠피싱 범죄를 주도한다는 설명이다.

사이버 보안 전문가들은 이러한 범죄들이 나이지리아의 ‘야후 보이즈’와 연관된 경우가 만하고 설명했다. 2000년대 초, 야후 이메일과 관련된 일련의 인터넷 사기 사건을 가리킨다.

올해 초 미국의 사이버 보안 업체 ‘네트워크 전염성 연구소(NCRI)’ 또한 분석 결과 청소년을 협박하는 방법과 팁을 공유하는 나이지리아의 틱톡, 유튜브, 스크립드 계정 등이 존재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한편 나이지리아 ‘사이버 범죄 센터’의 우체 이페니 헨리 책임자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나이지리아 경찰은 “범죄자들을 강하게 타격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범죄를 막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헨리 책임자는 “나이지리아 당국이 (이러한 범죄 대응에) 충분히 나서지 않고 있다는 주장은 터무니없다”며 반박했다.

아울러 나이지리아 정부는 최첨단 범죄 센터에 수백만 파운드를 할애하는 등 사이버 범죄, 특히 몸캠피싱 문제를 심각히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주변 국가'

헨리 책임자는 “우리는 범죄자들을 강하게 타격하고 있다”면서 “많은 이들이 체포됐고, 기소됐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이젠 이로 인해 많은 범죄자들이 주변 국가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한편 몸캠피싱 범죄는 여전히 증가하고 있으며, 나이지리아 십대들도 표적이 되고 있다.

이러한 범죄자들이 나이지리아만의 문제인 건 아니다. 이들에 맞서기 위해선 전 세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주류 활동'

나이지리아 ‘디지털 발자취 센터’의 톰바리 시베 박사는 몸캠피싱과 같은 사이버 범죄가 IT 기술에 능한 어린 청년들 사이에서 쉽게 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된 원인으로는 사회적, 경제적 요인을 살펴봐야 한다”는 시베 박사는 “실업과 빈곤이라는 큰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진 게 많지 않은 청년들에겐 (이러한 사이버 범죄가) 마치 주류 활동처럼 돼버렸습니다. 이들은 이러한 행동의 결과에 대해 크게 생각하지 않죠.”

'제게 도움을 청합니다'

한편 부타는 아들의 아버지와 함께 캠페인을 이어나가고 있다.

미국, 호주, 영국 등 이러한 범죄로 인해 자녀를 잃은 여러 부모로부터 연락이 왔으며, 서로 위로한다고 한다.

부타는 “부모들로부터 자녀에게 이러한 일이 벌어졌는데, 어떻게 해야 하냐고 도움을 청하는 메시지를 늘 받는다”고 설명했다.

“어떤 이들은 자신들의 자녀에게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제게 알려달라고 합니다.”

“때로는 제 아들의 이야기를 기억해 제게 도움을 청하러 왔다며 감사하다는 부모들도 있습니다.”

관련 수사 기관과 부타는 이러한 범죄에 표적이 된 사람들에게 건네는 조언은 다음과 같다: